김하성이 이걸 쳐? 이 스윙 좀 보세요" 중계진도 '업그레이드 어썸킴'에 놀랐다
삼팔광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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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7 19:46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김하성(28‧샌디에이고)은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인 2021년 기대 이상의 수비력과 포지션 활용도를 보여주면서 빅리그에 안착했다. "김하성 영입은 중복 투자"라는 시선이 있었지만, 다양한 포지션을 오가며 117경기에 나가 샌디에이고의 계획을 증명했다.
다만 공격은 그렇게 신통치 않았다. KBO리그에서는 유격수를 보면서도 정상급 공격력을 뽐냈지만, 역시 빅리그의 벽은 만만치 않았다. 처음 경험하는 구장에서 처음 보는 투수들을 상대로, 그것도 난생 처음 경험하는 백업 선수로 살아가기는 쉽지 않았다. 김하성도 2021년 시즌이 끝난 뒤 여러 인터뷰에서 "적응의 시간이 필요했다"고 인정했다.
김하성의 2021년 타격 성적은 타율 0.202, 출루율 0.270, 8홈런, 34타점이었다.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가 집계한 조정득점생산력(wRC+)은 70에 불과했다. 리그 평균보다도 한참 떨어지는 성적이었다. 역시 빠른 공 대처가 문제라는 지적이 많았다.
KBO리그는 아무리 빠른 공을 던지는 선수라고 해도 시속 150㎞대 초반이었다. 게다가 외국인 선수가 아니라면 변형패스트볼도 많이 던지지 않았다. 그러나 메이저리그는 변형패스트볼도 150㎞ 중‧후반대에 이르니 김하성이 단기간에 적응하기는 쉽지 않았던 것이다. 어쩌면 샌디에이고도 예상했던 부분일 수 있다.
실제 김하성의 빠른 공 상대 타율은 저조했다. 2021년 김하성의 95마일(약 152.9㎞) 이상 투구 타율은 0.235이었다. 2022년은 79타수 12안타, 타율 0.152에 그쳤다. 지난해 공격력이 많이 올라왔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어떠한 벽을 넘기지 못한 건 빠른 공 대처 능력이 컸다.
하지만 올해는 양상이 조금 다르다. 김하성은 올해 95마일 이상 투수 타율이 0.314로 크게 올라왔다. 이는 팀 내 1위다. 97마일(약 156㎞) 이상의 공도 곧잘 때린다. 아직 표본이 크지는 않지만 12타수 5안타(.417)로 이제 더 이상 빠른 공에 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 김하성은 26일(한국시간) 홈구장인 펫코파크에서 열린 워싱턴과 경기에서도 빠른 공을 제대로 받아쳤다. 팀이 1-8로 크게 뒤진 7회 조던 윔스의 97마일짜리 패스트볼이 가운데 몰리자 이를 제대로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넉넉하게 넘기는 솔로홈런을 기록했다. 자신의 시즌 8호 홈런이었다. 메이저리그 30개 구장 어디를 가도 다 넘어갔을 비거리를 자랑했다.
이 홈런에 현지 중계진도 주목했다. 샌디에이고 중계를 맡는 마크 그랜트는 김하성이 공략한 구속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달라진 모습을 강조했다. 그랜트는 "김하성이 패스트볼을 공략했다. 이게 90마일 초반대도 아니고, 91마일도 아니고, 92마일도 아니고, 97마일짜리 공이었다"고 강조한 뒤 "포심이 가운데 몰렸고 이것을 쳐 냈다. 이 스윙을 보라. 좋은 익스텐션을 보여줬으며 배럴타구를 만들어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결국 투수와 타자의 승부는 크게 패스트볼 아니면 변화구 사이다. 변화구의 홍수 시대지만, 결국 전체적으로 보면 패스트볼이 절반이다. 패스트볼 대처가 되지 않으면 메이저리그에서는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 김하성의 공격 생산력이 좋아지는 것도 결국 이 패스트볼과 연관이 되어 있다.
김하성의 2021년 패스트볼 상대 장타율은 0.369였는데 2022년에는 0.396으로 올라왔고 올해는 이보다 소폭 높은 0.397을 기록 중이다. 슬라이더와 같은 브레이킹볼은 지난해까지 큰 약점이었으나 올해는 그렇지 않다. 브레이킹볼 상대 타율도 2021년 0.157에서 올해 0.259로 많이 향상됐다. 전반적으로 타구 속도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문제는 있지만, 최근 경기에서는 이마저도 개선된 모습으로 앞으로를 기대케 한다.
김하성의 wRC+는 2021년 70에서 지난해 105를 기록하며 리그 평균 이상으로 올라왔고,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좋은 109를 기록해 매년 향상되고 있다. 더 이상 수비만 잘하는 선수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수비와 주루에서 최정상급 성적을 내고 있으니 김하성의 가치가 계속 높아지는 건 당연하다. 김하성은 여전히 발전하고 있고, 몸값은 여전히 높아지고 있다.